4기 이사진을 법이 정한 기한 내에 구성하고 공백 없이 임기를 시작하게 되어 기쁩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으나 그래도 3기 이사회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갔다고 평가해 주셔서 이사장을 다시 맡기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3기 이사회는 대학에 대한 지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학의 안정과 화합에 중점을 두었다면, 4기 이사회는 대학 혁신과 도약의 발판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3년간 이를 위해 역량을 발휘해 보고자 합니다.
이사장으로서 3기 이사회를 돌이켜 본다면.
3년이란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 것 같습니다. 3년 전 이사장으로 취임할 때부터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칸막이가 설치된 공간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고 얼마 지나서는 줌(ZOOM) 방식의 영상회의가 도입된 것도 머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때로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회의가 밤 9시경까지 진행돼 식당이 문을 닫아 저녁을 먹을 수 없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혁신파크사업이나 신축병원의 부지를 어디로 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열띤 토론이나 질의를 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2기 이사들이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3기 이사선임처분취소 소송이 3년간 진행되다가 지난달 6월 15일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돼 이사선임이 유효하다는 최종 결과가 나왔던 것입니다. 그 선고 결과는 6월 15일에 열린 3기 마지막 이사회 도중 극적으로 이사회에 알려졌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학교법인이 다시금 임시이사체제로 가는 퇴행적 불안정이 종식됐으며 정이사제체가 굳건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3기 이사장으로 취임해 법인발전을 위해 4개 분야 TF팀을 운영했습니다. 위기극복과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었으며 제도개선 및 재정안정에 초점을 맞추었죠. 이에 조선이공대 총장 선출과 병원장 선임 절차에 변화가 있었고, 병원신축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해 결정할 수 있었으며, 대학들은 균형예산 달성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민립대학의 설립정신을 법인 정관 1조에 반영한 것도 남다른 감회가 있습니다.
4기 이사회가 3기에서 이어받을 부분이 있을까요.
조선대는 지역사회에서 의미가 큰 사학입니다. 우리 이사회는 항상 설립 취지와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에서의 사회적 역할에 큰 의미를 두고 학교 발전을 추구해 왔습니다. 4기 이사회뿐만 아니라 이사회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정관개정, 이사 중임 제한 등 진일보한 성과를 냈는데 이에 대한 소회는.
사립학교법에 학교법인 이사의 중임을 제한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교육부의 사학혁신지원사업 전에는 사립학교 정관에서 이사의 중임을 제한하는 사례를 찾기 어려웠죠.
사학혁신지원사업에 지원하기 전에 우리는 이사중임 제한에 대해 이사회에서 심도있게 논의했고 2020년 12월에 공영형 사립대학으로의 전환을 지지했습니다. 비록 정부의 공영형 사립대 정책이 유지되지는 못했으나 민립대학으로 출발한 조선대가 이사의 중임 회수 제한과 같은 제도를 선도적으로 만들고 이를 유지하는 것은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임의 횟수를 1회가 아닌 2회로 제한한 것은 이사회의 공공성 강화와 더불어 이사회의 연속성을 고려한 조치였습니다. 능력 있고 유능한 이사가 1회만 중임할 수 있다는 제한으로 그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도적으로 박탈당한다면 그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일부 구성원의 우려도 있었으나 구성원들과 소통하면서 결과를 이끌어 냈습니다.
조대부고-아마존 협약 등 성과에 대한 평가, 이후 사업계획, 영역확장에 대한 의견은.
AI가 어느 분야에서건 화두인 시대입니다. 교육부도 2025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고 교사와 AI 보조교사(디지털교과서)가 협력해 학생 맞춤 수업을 제공하는 등 AI교육을 적극 활용하고자 하고 있는데 우리 조대부고가 AI융합교육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자랑스럽습니다.
조대부고는 AI교육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와의 협약을 통한 높은 수준의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AI융합교육 중심고교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조선대 역시 AI·SW 전문교육기관으로서 무궁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대는 지난 2017년 호남 최초로 SW중심대학으로 선정, 컴퓨터공학과 교수진들이 광주 지역을 비롯해 전남·북, 제주 지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AI·SW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선대와 조대부고가 협업하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이수 이사장
대학에 대한 이사회의 재정적 기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떠한 노력과 역할을 구상중인지 궁금합니다.
3기 이사회에 비해 4기 이사회에 법인 구성원들의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제도적 지원은 물론 재정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조선대의 재정은 한동안 괜찮은 수준이었지만 차츰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법인도 이에 따라 수익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시작했고요. 우리 법인은 법인 산하기관 중에서도 조선대 병원의 운영을 통해 수익을 늘릴 생각입니다. 이밖에 법인소유의 토지를 활용해 수익사업을 수행, 조선대학교에 재정적 지원을 늘릴 계획입니다.
재단 산하 학교의 통합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법인의 적극적인 역할에 기대가 큽니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은 누구나 아는 현실입니다. 이에 따라 법인 산하 중·고등학교 통합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요. 조대여중 같은 경우는 규모가 작아 실제로 통합의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학교 간 통합이라는 게 학부모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학교 간 통합을 추진한다 해도 4기 임기 내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산하 중·고등학교들을 미래를 위한 보물같은 자산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합니다.
앞으로 임기 3년 간 중점을 두고 이뤄내고 싶은 것은.
위기 속에서 뒤처지지 않고 살아남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 변화, 즉 구조조정과 혁신은 필수입니다. 변화는 늘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되고 이 스트레스 때문에 변화를 꺼리고, 이루어진 변화를 되돌리려고 하죠. 우리는 생존을 위한 경영전략을 세우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헤쳐 나갈 수 있는 사람을 각 기관의 리더로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이사회는 리더들이 기관을 이끌어 가는 데 물심양면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시스템화해서 누가 그 자리를 맡더라도 제도적으로 보완되도록 만들 것입니다.
또한 구성원과 다각도로 폭넓은 소통을 강화하여 선제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도적인 문제에 막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없는지를 면밀하게 살필 계획입니다.
더 나아가 학생들의 개성과 잠재적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교육환경과 시설을 조성하는 데 최선의 지원을 하려고 합니다.
지역 인재 양성, 지역 상생 등에 대한 계획은.
전국 최초의 민립대학으로서 조선대는 세계적 수준의 대학을 추구하는 동시에 지방분권시대에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현재 광주·전남이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특화단지 선정이나 전남이 육성에 힘쓰고 있는 ‘전남형 차세대 반도체산업’ 등 지역 사업에 적합한 인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죠. 우수인력을 공급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지면 고용은 물론 기업이나 기관의 자녀들이 우리 대학으로 유입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지자체, 기업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조선대가 수행하고 있는 ‘SW전문인재 양성사업’에서 그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광주시와 IT기업인 NHN(주), 그리고 조선대가 협동해 IT분야 일자리 창출과 수요에 맞는 교육 제공으로 필요한 인재를 공급함으로써 서로 상생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고, 이와 같은 협업의 확장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이 위기라는 현재,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대학이 위기인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그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대학이 구조조정과 혁신을 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원론적으로 대개 인정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양상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루어내야 할 변화에 대해 다양한 의견 개진과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합의된 목표를 세우는 것이 먼저 중요하죠. 또한 구조조정과 혁신의 대상이 되었을 때 이를 포용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도 요구됩니다.
수도권 쏠림 현상과 대학 서열화에서 지방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대학의 수준을 올려야합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지역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해 공급함으로써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고, 지자체, 기업과 연계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도 위기를 돌파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연임 확정 당시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명품대학’으로 도약시키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직면한 현실에서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명품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컬대학30’에 선정돼야 합니다.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되려면 혁신적인 학사구조의 변화와 구조조정이 필수적입니다. 이사회, 집행부 어느 한 단위의 노력만으로 달성하기 어렵고 구성원 모두가 총력을 쏟아야 합니다. 저도 이사장으로서 학교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박차를 가하려고 합니다. 곧 차기 총장이 선임될 것이며 차기 총장은 이 과제를 수행해내야 할 것입니다. 시간관계상 그 전이라도 현 총장을 중심으로 내년도 글로컬대학 지원을 충실하게 준비하리라고 봅니다.